비오는 토요일 밤이었다.
너무 오랫동안이나 영화를 비롯해 메마른 마음에 감정적인 단비가 필요한 날이었다.
부슬비가 내리는 밤 거리를 모자를 뒤집어 쓰고.
한껏 감성적일것만 같아. 오랫동안 보고싶었던 `파주`를 보러 동네 영화관으로 향했다.
그리 자극적이었다는 홍보문구와 등등을 보지 않은 것은 다행이었다.
쓸데없는 편견을 가지지 않게 되었으니까.
이 영화를 보게 싶게 된 단 한마디는 이선균이 해피 투게더에서 이야기 했던.
잔잔하게 스며드는 영화라는 언급이었다.
그 만큼 믿는 배우였고, 내가 생각했던 느낌의. 감성의. 꼭 맞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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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할 만한 점이 많은 영화였는데.
참 정교하게 섬세했다 라고 말하고 싶은 부분은
영화의 크라이막스까지로 향하며 뒤바꾸어 놓은 시간의 전개였다.
아. 그랬기 때문에. 아 그래서 이런 대화가. 아. 그래서. 둘은 안타까운 마음을.... 등등.
앞쪽에서 품게 되었던 물음들을 슬며시 대답해주며 감정의 고조로 끌고 간 전개는.
살짝은 어지러워 놓칠뻔도 했지만... 내 감정을 점점 몰입시키는데 성공했다.
시간 순서대로 해놓았으면 절대. 그 만큼의 감정까지 가지 못했을-
그리고 절제된 감정의 묘사.
대사로 함부로 직접적으로 쳐버리지 않고.
영상으로 연기로 표현하려고 했던 것들이 참 촉촉한 감성이 된 느낌이었다
(그래서 영화가 좀 어려워졌는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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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조용하고. 아늑하나. 정적인 변두리인 이 공간. 그리고 이 영화의 제목인 파주는.
지역재개발에 대한 철거민들이 등장하는 시간적인 배경이 현재인.
뭐랄까. 순박한 약자들의 공간에. 약자들이 한 없이 저항해봤자. 역시나 연약한 시간적 배경이란 느낌이었다.
이러한 자들 속에. 상처를 가진 한 남자.
그것을 갚기 위해 계속해서 약자들의 입장에서 싸우는 그런 남자가 있었다.
오랫동안 억눌러운 감정과 질투를. 한 순간의 욕망에 참지 못해 분출해 버리다
평생을 가슴 속에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죄를 지어버린 남자.
도망쳐온 그 곳에서 어쩌면 평범하게 선량하게 사랑도 하며 살 수도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하필이면 사랑해야만 했던 그 여자는. 늘 자신의 죄를 각인시킬 수 밖에 없는 몸을 가진 .
그렇기 때문에 사랑할 수가 없던 사람이었다.
그래도 용서해 달라고. 오랫동안을 힘들게 혼자서 안고 있다. 용서를 빌었는데.
어쩌면 그것은. 용서받지 못할 죄라는 듯이. 또 다른 재앙이 다가오게 된다.
그리고
그 잿더미 속에서.
그는 자신이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할 비밀을 발견하게 된다.
어쩌면 그것이 용서 받을 수 있는 길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것을 지켜내는 것이. 앞으로 자신의 삶의 이유가 될지도.
자신의 상처와. 죄를 씻어내는.
/
의지할 곳은 언니밖에 없는 한 소녀가 있었다.
티 없이 맑고 남들과 다 똑같은 것 같지만 부모님의 빼앗겨버린 집이 조금은 억울했던 소녀.
어느 날 그런 언니가 자신의 공부방 선생님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것은 언니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묘한 질투가 섞인 감정이었다.
그런 감정을 자신도 모르게 가지면서 선생님께 짓궃은 장난을 치게 되는데
그것이 선생님께 큰 트라우마인줄은. 그렇게 크게 일이 될지는 몰랐었다.
두려운 마음대로. 선생님과 언니는.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소녀의 눈에
돈때문에 선생님에게 갇혀버려 결혼생활이 힘든 언니가 불쌍했던 소녀는
그런 언니를 구하기 위해 가출하게 된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른채 다시 돌아온 곳에서.
소녀에게 의지 할 곳이라고는 . 자신을 다시 잡아 준 언니의 남편밖에 없었다.
처음엔 미워서 형부라 부르지 않았지만.
후에는 형부라 부르기엔. 그보다 더 가족처럼 가까워져 버렸다.
그렇게 의지하며 오랫동안 살아가던 그에게.
어느날. 이야기로만 듣던 첫사랑 그녀가 찾아왔고.
그 날 이후로 조금 그는 달라져 버렸다.
그리고. 혼자서 남게 될거라는.... 현실이 되어가는 두려움.....
그리고 잡혀가버린 그를 보며. 자신도 모르게. 깨닫게 되는 그를 향한 미묘한 감정.
그렇게 복잡하게 미묘해져버린 마음으로 충동적으로 무작정 떠나게 된다.
그저. 문을 열고 들어가서. 팜플렛을 집어들고. 인도가 좋겠어요.
그렇게 삼년만에 돌아온. 파주.
언제나 그랬듯이 형부는 무엇인가를 위해 또 싸우고 있었다.
그러나 몰랐었던 언니의 죽음에 대한 미스테리.
아닌 것을 다 알고 있는데 계속해서 거짓말을 하는 그.
그리고..
/
왜 그랬니.
두려워서요. 혼자 살아가지 못하는 것이 두려워서요.
(정확치는 않지만 이 대사가 참 인상적이었다.
혼자가 되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혼자 살아가지 못하는 것이 두려운 것이라니- )
/
사실 내가 이해하고. 공감한 부분은 여기까지다.
난 이선균역에 더 감정을 이입해서 보았는데도.
은모의 중식을 향한 마음을 더 이해하면서 본 것 같다.
솔직히. 내가 이해했던 건. 중식이 자신의 상처를 씻기위한.
속죄의 의미로 그렇게 은모를 감쌌던 것으로 이해했기 때문이었다.
영화의 흐름상. 그리고 홍보 문구상 중식은 은모를 사랑했다는데.
처음에는 한없이 지켜주어야 할 사람. 그러한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사랑하는 마음까지 가지게 되었는지는.
솔직히 읽어내기 힘들었다.
대학등록금을 위해 준비해 놓았던 통장
보험상의 재산 양도.
돌아오고 나서도 계속해서 챙겨주었던 모습
끝까지 비밀을 지켜야겠다는 모습도.
이 정도는 극 중의 캐릭터가 사랑이 아니라 가족같이 아끼는 마음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라-
개인적인 생각으로. 사랑한다면. 함께하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데.
극 중 중식은 은모를 혼자라도 잘 지내게 하기 위해 늘 준비했던 것 같다.
화염병의 책임을 자신이 다 지고 감옥에 간다는 것에서도.
일억 양도 서류를 주면서 이거면 부모님 집 다시 찾을 수 있을거라고 말하는 것도.
그리고 삼년전에. 담담히 대학에 가면 떨어져 지내야 하는 것을 묵묵히 준비했던 것도.
물론 이것이 그 남자의 사랑방식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그 날 밤의 터져버린 은모의 울음과 감정에
지켜야 했던 자신의 선과 감정이 터져 버린것인지는 . 극의 정황상 짐작 할 수는 있겠지만.
극의 흐름상 내가 느끼지는 못했기 때문에 다소 갑작 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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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만 은모의 입장에서는 거의 이해 한 것 같다.
자신도 인정하기 싫은. 언니의 남편이었던 사람에게
점점 의지하게 되고, 두려움으로 알게 되어버린 모호한 감정에 자신도 두려워 떠났다가
다시 돌아왔지만. 그에 대한 자신의 행동. 준비. 그리고 많은 정황들이 그 날 밤에 터져버린 것.
그리고. 아직 어렸던 그녀에게 몸까지 탐했던 그의 감정은 받아들이기 힘든 것인지라.
자신도 모르게. 전화하게 되어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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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몇 장면들은 인상깊으면서도 이 영화를 씁쓸하게 만들어 더욱 내 맘에 들었다.
그렇게 하나되어 싸워왔던 철대위가 리더의 부재로 와해되어가는 모습.
끝까지 비밀을 지켜야 한다고. 한마리 양에 비유해 자신을 희생하는 중식.
그리고 무엇보다도. 은모를 향해 창문까지 내려 한번 씩 웃어보여주시는 나이트 클럽 사장의 모습과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은모의 표정의 대비는 씁쓸함의 극치 였다.
어쩌면 처음부터 묵직하게 등장하여 중간중간 은모와 서로 깊은 시선을 주고 받는 나이트 클럽 사장과 은모와의 관계는.
둘의 사랑을 방해하는 (겉으로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철대위의 리더를 빼낸것이지만) 악의 그림자 같은 느낌이랄까.
은모안에 내재 되어있는 두려움이랄까. 사랑을 의심하는, 믿지 못하는 어린 철 없는 마음이랄까.
영화 본 후 가장 큰 질문으로 남았던 은모와 나이트 클럽 사장과의 관계는 아직도 내 마음속에 빙빙빙 돌고있다.
아무래도. 나중에 한번 더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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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감싸주는. 성숙한 표현으로써의. 어른의 중식의 사랑.
그러한 어른의 사랑을, 또한 자신의 마음속의 사랑도 이해하기 어려워 했던, 두려워 했던 어렸던 은모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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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지도 않으면서. 수수하면서도. 깊은 연기를 하던 배우라고 생각을 했다. 이선균은.
기대했고 기대했던 만큼의 몫을 해주었는데.
무엇보다 놀랐던 것은 서우라는 배우의 발견!
(지금 요 영화 때문에 미쓰홍당무 다운 받았고, 탐나는 도다 곧 볼 예정!)
슬쩍 부족한 부분도 보였지만. 구십점이 넘는 연기였다.
여중생에서 성숙한 처녀의 모습까지. 티 없이 맑은 소녀의 모습에서 미묘한 자신의 감정에 복잡스러워 하는 연기까지.
(그만큼은 아니지만) 밀양의 전도연의 연기만큼 많은 모습을 보여줘야 했던 연기인데.
참 잘해냈다라고 생각했다.
정말 보석을 발견한 듯한 느낌. 천하장사 마돈나의 류덕환의 연기를 처음 볼 때의 느낌이었다.
정말 기대되는 배우라는 느낌.
그리고 중식의 첫사랑. 은모의 언니 역도 박수를 보낸다.
좋은 연기를 보여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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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는 나의 힘. 어렸을 때봐서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그 모호했던 감정들은 기억이 난다.
이 영화를 완전히는 아니어도 이 만큼은 이해했으니
질투는 나의 힘을 보면 지금은 7년전의 박찬옥감독님의 의도들을 이해 할 수 있겠지.
잔잔하게 그러나 휘몰아쳤던 감성으로 본 영화.
돌아오는 내내 이어폰 대신 빗소리를 들으며 깊게 곱씹으며 행복해 했던 좋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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